블록체인 생태계 성장 위한 토대

길거리 호떡집을 시작한다고 가정해 보자.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호떡의 원료단가는 어느 정도 수준이며, 얼마에 팔아야 최적의 이득을 남길까? 손님을 끌어들일 나만의 마케팅 노하우는 무엇일까? 호떡을 구매한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호떡을 먹고 갈 것인가, 아니면 들고 갈 것인가? 하루 영업 시간은 몇 시부터 몇 시까지로 할 것인가? 또 하루에 몇 개의 호떡을 팔 것인가?

이렇게 호떡 하나를 팔려고 해도 사전에 준비하고 설계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것이 이코노미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코인 혹은 토큰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설계, 즉 토큰 이코노미가 필요하다. 암호화폐를 설계함에 있어 토큰 이코노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상장을 한 후에 매우 현격하게 드러난다.


프로젝트의 수준을 판단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프로젝트의 백서를 확인하는 것으로, 백서에 고심의 흔적이 담겨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심은 둘째치고 아예 토큰 이코노미가 없는 백서도 상당수 있다. “거창한 사업을 할 것이고 엄청 잘난 사람들이 팀원 혹은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이러저러한 대형 자본으로부터 투자받을 예정이니 우리는 실패하지 않고 성공의 실크로드를 달릴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백서를 흔히 ‘봉이김선달백서’라고 부른다. 핵주먹으로 유명한 마이크 타이슨은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입을 얻어터지기 전까지는 누구나 계획을 갖고 있다”는 말을 인터뷰에서 한 적이 있는데, 이 말은 코인 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들 달콤한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상장하기 전까지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매우 전문적이면서도 박식한 관련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블록체인 개발자라고 해서 관련 경제 지식이 충분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경제 전문가 역시 블록체인 분야까지 모든 걸 섭렵하기는 힘든 일이다. 경제학과 사업 경험, 네트워크 운용 경험과 컴퓨터 지식, 그리고 블록체인 개념에 정통한 전문가를 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각 분야별 전문가에게 배우거나 자문을 구해서라도 어느 정도 수준의 토큰 이코노미를 갖춰야 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마케팅업체에서 백서를 의뢰받아 써준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말이 되는 것일까? 코인·토큰을 발행해 보지도 않은 마케팅업체가 토큰 이코노미를 기반으로 한 백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렇게 현란한 마케팅을 통해 투자를 잘 받아낸다고 해서 블록체인 시장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야 하며, 그 기반은 토큰 이코노미를 통해 설계되고 구축되어야 한다. 토큰 이코노미가 잘 짜여진 프로젝트는 지속 성장의 가능성이 커지며 블록체인 생태계에 기여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프로젝트들이 늘어나면 투자자도 증가하게 될 것이며, 블록체인 생태계도 확장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토큰 이코노미를 잘 설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서 호떡장사의 예에서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토큰 이코노미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토큰은 어떤 참여자에게 어떤 기준으로 제공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많이 기여한 사람에게 더 많이 분배함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여의 기준은 무엇일까? 거래를 일으킨 것이 기여다. 그리고 생태계를 움직이게 한 모든 활동이 기여다. 기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할 때, 생태계는 정체되지 않고 약동하게 된다.

토큰의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마켓 메이킹으로 수십 비트를 써서 만들어야 할까? 그렇게 생돈을 들여 쌓은 환상의 탑이 무너질 때 피해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프로젝트가 실생활에서 활발하게 쓰이도록 만들어야 토큰의 가치도 상승한다.

이 토큰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히 투자의 목적일까? 토큰 가치가 오르면 팔기 위해? 더 근본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기술과 비전 이 확실한 믿음을 주어야 투자자들도 안심하고 뛰어들게 된다.

토큰의 발행량은 얼마이며, 그 근거는 무엇인가? 발행량만으로도 발행인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 토큰을 대량 발행해서 팔아 치우고자 함인가? 아니면 적게 발행해서 알차게 토큰 가치를 올리고자 함인가? 여기에서 토큰의 가치가 갈린다.

토큰 분배는 어떻게 할 것인가? 토큰이 세상에 발행되는 대로 깔린다면 어떻게 될까? 쏟아지는 만큼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가격은 쪼개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상당량을 묶어 두는 방안이 모색되는 것이다. 시중에 풀린 물량을 조절하는 건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전체 생태계의 성장과 토큰의 가치 상승은 어떻게 연동할 것인가? 생태계의 볼륨이 커지더라도 본 프로젝트가 쓰이지 못한다면 성장을 바랄 수 없다. 많이 쓰이고 많은 기업과 유저가 연관됨으로써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진다면, 시장의 호전 시에 극대화된 폭발적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토큰의 가격변동성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토큰의 극심한 가격변동은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들고 투기꾼을 달라붙게 하는 요인이며, 현재 정부가 블록체인 관련 규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격과 거래량의 추이에 맞춰 발행량의 함수조절이 가능하다면 코인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공식이 있다. 가격은 조정이 있더라도 근본적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토큰 이코노미가 갖추어졌는가, 최소한 갖추려고 언급은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발행자나 투자자에게 모두 절실히 요구되는 일일 것이다.

원문링크 http://cctv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143